연봉 10% 올려 이직했는데 시급은 4% 줄어든다
이직 제안을 받으면 가장 먼저 연봉을 비교한다. 그런데 연봉은 “얼마를 받는가”만 알려줄 뿐 “얼마의 시간을 쓰는가”는 말해주지 않는다. 통근 시간까지 넣어 시급으로 바꾸면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실질 시급이란 무엇인가
실질 시급은 연봉을 근무 시간과 통근 시간의 합으로 나눈 값이다.
실질 시급 = 연봉 ÷ (연간 근무 시간 + 연간 통근 시간)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뿐 아니라 회사를 오가느라 쓰는 시간도 그 일을 하기 위한 비용으로 본다는 뜻이다.
연봉 10% 인상이 시급 하락으로 바뀌는 예
다음 두 조건을 비교해 보자. 근무는 둘 다 주 5일, 주 40시간, 연차 15일이라고 둔다.
| 현재 회사 | 이직 제안 | |
|---|---|---|
| 연봉 | 4,000만 원 | 4,400만 원 |
| 하루 왕복 통근 | 60분 | 140분 |
| 연간 근무 시간 | 1,960시간 | 1,960시간 |
| 연간 통근 시간 | 245시간 | 약 572시간 |
| 실질 시급 | 약 18,141원 | 약 17,380원 |
연봉은 10% 올랐지만 통근이 하루 80분 늘어나 연간 약 327시간을 더 쓰게 된다. 그 결과 실질 시급은 약 4.2% 내려간다. 연봉 인상액 400만 원을 받는 대신, 1년에 약 13.6일을 더 이동에 쓰는 셈이다.
연봉 이외에 함께 넣어야 하는 항목
시급을 가장 크게 움직이는 건 통근 시간이다. 위 예처럼 하루 왕복 30분 차이도 30년이면 수천 시간이 된다. 통근 시간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출퇴근 왕복 2시간이면 30년 동안 1년 8개월을 길에서 쓴다에서 따로 계산했다.
주당 근무 시간도 결과를 바꾼다. 야근이 잦은 회사와 아닌 회사는 같은 연봉이어도 시급이 크게 다르다. 연차가 5일 늘어나면 근무 일수와 통근 일수가 함께 줄어드는 점도 계산에 들어간다.
이 계산이 다루지 못하는 것
계산기는 세전 연봉을 그대로 쓰고 세금과 복지, 성장 가능성, 일의 만족도는 반영하지 않는다. 시급이 4% 내려가도 하고 싶은 일을 배울 수 있는 자리라면 좋은 이직일 수 있다. 다만 “연봉이 올랐으니 손해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통근 시간 때문에 틀릴 수 있다는 점은 확인해 볼 만하다.
자주 묻는 질문
실질 시급이 낮아지면 이직하지 않는 편이 좋은가요?
그렇지 않다. 실질 시급은 판단 재료 하나일 뿐이다. 성장, 안정성, 일의 성격 같은 다른 조건과 함께 봐야 한다.
재택근무가 있으면 어떻게 계산하나요?
주당 출근일 수에 실제로 출근하는 날만 넣으면 된다. 주 2일 재택이면 3일로 두면 되고, 통근 시간은 그만큼 줄어든다. 주당 근무 시간은 재택일을 포함한 전체 시간을 그대로 넣는다.
세후 연봉으로 비교해도 되나요?
된다. 다만 현재와 제안 양쪽 모두 같은 기준(세전 또는 세후)으로 맞춰야 비교가 정확하다.
두 조건을 직접 비교하려면 이직 가치 계산기를 쓰면 된다.